직업에 따라 좀 더 공적인 면을 생각해야 되는 직업이 있고 조금 덜 공적인 부분을 신경 쓸 수 있는데,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내가 처음에 생각 것보다 더 공적인 직업에 가까운 것 같다. 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그나마 다른 의사들에 비해 좀 자유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건강,질병,육체를 다루는 직업인지라 한 번의 실수는 치명적이다.
학교에서 치과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을 치료할 때도 죄책감이 조금씩 느꼈었다. 그때는 그나마 내가 환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죄책감이 덜 했다. 지금은 돈을 받다 보니 죄책감에 책임감까지 더해진다.
내가 과연 환자가 지급한 비용만큼 치료를 충실히 했는가, 혹시 치료 가격이 너무 비싼 건 아니냐는 생각이 자주 든다. 특히 환자들이 치료비용이 얼마인지 물어볼 때 자주 괴롭다. 어차피 클리닉에서 가격을 결정해놔서 직업의사인 나는 치료 비용에 결정권이 없긴 하지만.. 환자들이 치료비용 때문에 고민할 때, 혹은 치료비용 때문에 다시 방문하지 않을 때 너무 많은 생각이 든다.
내가 조금 더 금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이 고민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웠을 텐데, 현실이라는 것은 여러모로 족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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